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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헬리콥터 부모, 아이를 망친다
글쓴이
홍보담당
작성일
2020.05.08
조회
3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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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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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헬리콥터 부모, 아이를 망친다

    

 ㅗㅗㅗ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송유미 교수

 

성인이 된 자녀까지 일거수일투족 참견

힘들때 스스로 해결 못하고 부모만 의존

위축된 내면·우울함으로 인생 일그러져

 

군에 입대한 자식을 과잉보호하려 드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들 때문에 군()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헬리콥터 부모란 자녀의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온종일 뱅뱅 맴돌며 지나치게 걱정하고 간섭하고 챙겨주는 부모를 일컫는다. 예전에는 주로 초등학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숙제와 시험 고민, 친구를 혼내 주는 일까지 나서 해결해주었는데 이젠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까지 확대되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참견하며 과잉보호하려 든다. 최근 군대에 간 자식을 걱정하며 간부들에게 수시로 연락해 안부를 확인하는 부모가 늘면서 군에서도 이 단어가 많이 쓰이고 있단다. 그래서 일부 군 간부 사이에 군대가 국방유치원으로 변질됐다는 한탄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주로 부모의 과잉 애정에서 비롯된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니까, 아이가 아직 부족하니까 간섭하고 지시한다.

 

그러면 헬리콥터 부모들을 둔 자녀들은 잘 자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을 때 자신의 감정과 의지가 차단되기 일쑤고,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경험이 적어 자꾸 부모에게 의존하게 된다. 성인이 되었을 때도 힘든 상황을 스스로 헤쳐 나가기보다 부모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타인이 자신에게 하는 말에 집중하여 갈등 상황을 피하고 타인의 요구에 순종적으로 행동한다. 반면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는 억눌러 무시하기에 언제나 내면은 위축되어있고 우울한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결국 아이는 간섭을 받은 만큼 자신의 인생이 일그러지고 망가지는 것이다.

 

헬리콥터 부모가 군에만 가겠는가? 자녀가 대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원에 가도, 직장에 취직해도 헬리콥터를 타고 따라간다. 수강신청부터 동아리활동에 이르기까지 자녀의 대학생활을 간섭하고, 자녀를 좋은 길로 안내한다며 대학원 진학과 전공까지 간섭한다. 어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말에 따르면, 매년 면접시험까지 따라와 코치하고 기다리는 부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성인이 된 자녀가 직장을 다녀도 걱정하며 챙겨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대구지역 A기업의 40대 김모 부장은 부하 직원 가운데 출근할 수 없을 때 어머님으로부터 우리 애 독감 걸려서 출근할 수 없다는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며 이런 경우 필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 오기도 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살기 위해 태어났다. 사는 방법을 가지고 태어났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며 살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 주면 아이들은 잘 자란다. 그러나 헬리콥터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들을 위해서 살아달라고 강요하는 부모이다. 현실적으로 아이는 부모를 위해 살아야 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부모가 아이에게 부모를 위해 살아 달라고 간청을 해도 아이는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아이를 곁에 두고 떠나보내려 하지 않는다. 부모를 위해서 사는 인생은 불행하다. 불행한 인생을 사는 자녀를 기르는 부모 또한 행복할 수 없다. 이러한 부모 역시 자녀가 느끼는 불행과 같은 불행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곧 자녀의 행복이 부모의 행복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자녀는 자신의 인생을 살 권리가 있다.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자기실현의 꿈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자녀가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살 때 그 삶이 진정한 의미에서 부모를 위한 인생이고 사회를 위한 인생이 된다. 자녀의 자기실현을 방해하는 부모는 진정한 부모가 아니다. 부모는 자녀가 진정한 의미의 자기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올바른 역할이다. 자녀는 자녀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태어난 귀중한 존재이다. 자녀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자녀는 더욱 잘 자란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60428.0102108032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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