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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유미의 가족 INSIDE] 거절하기와 사랑하기
글쓴이
홍보담당
작성일
2020.07.24
조회
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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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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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거절하기와 사랑하기

 

송유미교수

사회복지학과 송유미 교수

 

부모 무관심에 인터넷 중독된 아들

대화 분석해보니 부정적인 것 많아

하루 한번이라도 사랑의 말 해줘야

 

 

직장 다니는 워킹맘 김영희씨(가명·40)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골치가 아프다. 요즘엔 과도한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이 모든 가정에서 겪는 문제라서, 아들의 사용 습관을 파악하고 대화로 풀어 가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지침에 따라 아들의 동의하에 사용시간의 한계도 정해보고 사용 계획표도 만들어 보았다. 그런데 요즘 아들은 단순 게임을 벗어나 폭력 게임에 열광한다. 엄마가 보기에는 끝이 없어 보인다. 어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해서 지금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다.

 

필자는 그녀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통상 자녀 문제로 상담을 할 때, 엄마의 어린 시절을 얘기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저항을 한다. 왜냐하면 현재 진행 중인 자녀의 문제와 자신의 어린 시절은 서로 어떤 연관성도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필자의 교육을 받고 관련된다는 점을 알고 있던 김씨는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김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우울하고 괴로워했던 엄마에 의해 감정적으로 매우 박탈되어있었고, 또한 엄마의 언어적인 폭력에 시달렸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자녀들에게는 절대로 경험시키고 싶지 않았다.

 

필자는 그녀에게 노트를 하나 사 오게 한 뒤, 가운데 선을 그어 왼쪽에는 거절하기’, 오른쪽에는 사랑하기라는 이름을 붙이라고 했다. 이어서 그녀가 아들에게 말하는 모든 문장을 둘 중 하나의 범주에 넣어 기록하게 했다. 예를 들어 전혀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공부해라’ ‘책 읽어라등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문장들은 거절하기쪽으로, 같은 문장이라도 인내심을 갖고 애정을 담은 말투로 했다면 사랑하기쪽으로 넣게 했다. 그다음 일주일 동안 자신이 아들에게 하는 말을 범주화하는 미션을 주었다. 대신 이 미션 때문에 갑자기 말투를 바꾸지 말고 일상적인 행동은 평소처럼 하되, 기록만 아들 몰래 하라고 당부했다.

 

한 달 뒤 그녀는 한마디로 놀람과 미안함의 상태였다. 놀람이란 그녀가 그동안 아들에게 한 말의 대부분이 거절하기쪽으로 범주화된 것에 따른 것이다. 자신도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는 의식적으로 사랑하기에 해당되는 말을 해보았다. 미안함이란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미션을 수행하며 그녀 자신의 모습이 어린 시절 감정적으로 메말랐고 언어폭력을 휘둘렀던 엄마 그대로의 모습이란 것을 깨달았다.

 

사실 아들의 인터넷 중독은 아빠의 무관심과 엄마의 애정 없는 잔소리에 기인한 바가 컸다. 주말 부부였던 탓에 김씨의 남편은 아들과 같이 놀아주는 경우가 드물었고, 아들에게 따뜻한 지지를 해주지 못했다. 직장을 다니며 바빴던 김씨 또한 아들을 품어주기보다는 끊임없이 비판하고 지시하고 요구하기만 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자신이 자신의 엄마처럼 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범주화를 시작한 후 어린 시절 엄마가 했던 나쁜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행동을 바꾸고 싶어 했고, 아들에게 사랑하기의 범주에 속한 말들만 하고 싶다고 했다. 필자는 그러나 그녀의 바람은 불가능할뿐더러 실패한다면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제안을 했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계속 부정적인 말을 해도 되지만,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사랑하기 범주에 속하는 말들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이후 계속된 그녀와의 만남에서 그녀의 범주화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그녀의 노트에는 하루 두 번보다 훨씬 많은 긍정적인 말들이 표시되어 있었고, ‘거절하기범주에는 단지 몇 번의 표시만 되어 있을 뿐이었다. 아들의 인터넷 중독은 당장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엄마가 보여주는 따뜻한 포용의 경험에 잘 적응했다. 자녀의 성격은 부모와의 매일 크고 작은 상호작용의 결과로 형성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70316.0102108102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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