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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명품 인격
글쓴이
홍보담당
작성일
2020.08.14
조회
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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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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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명품 인격

 
 

스스로 내면이 충분히 채워져 있으면

그만큼 부러움이나 갈망도 없기 마련

성숙한 사람, 명품으로 사람 평가안해

 

송유미교수

사회복지학과 송유미 교수

 

지난 토요일 서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족치료과정을 교육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어느 역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20대 후반의 아가씨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아주 높은 힐에 명품백도 아닌 명품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 두 개를 양쪽 어깨에 둘러메고 의기양양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필자가 요즘 하는 교육이 어린 시절 내면의 상처로 형성된 성격을 바꾸는 것에 집중되다 보니 그 아가씨의 내면이 궁금해졌다. 명품백도 아닌 명품백을 담는 종이가방을 양쪽에 둘러메고 보란 듯이 걸어가는 저 아가씨의 내면은 어떨까?

 

최근 명품 인기가 명품 브랜드 쇼핑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읽어본 기억이 떠올랐다. 온라인 명품대행 구매 쇼핑몰이나 중고 상거래 사이트에서 쇼핑백 하나당 2~3만원에 거래된다는 뉴스였다.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등 대부분 명품 업체들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만 쇼핑백을 줄 뿐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 아가씨가 든 쇼핑백은 중고 사이트에서 구입한 것일까, 아니면 진짜 자기의 명품을 담았던 종이가방일까? 별의별 상상을 다하면서 혼자 소설을 썼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고가의 명품백을 샀다며 자랑하던 40대 초반의 지인이 떠올랐다. “뭘 그렇게 자랑하냐는 필자의 핀잔에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며 더 어깨춤을 추던 그녀가 오버랩됐다. 40대 초반의 미혼여성인 그녀는 상대적으로 배움도 짧고 직장도 변변찮았다. ‘골드미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의 행색을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명품백에 꽂혀있었다. 수백만원은 해야 그녀는 명품으로 간주했다. 저축은 뒷전이고, 어렵게 번 돈을 그렇게 쓰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아픔의 연속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잦은 불화와 아버지의 학대로 고통을 겪었다. 가족 분위기는 언제나 두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듯한 무섭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했다. 결국 그녀가 초등 6학년 때 부모가 이혼했다. 그녀는 중학교 2학년 때 재혼한 엄마를 따라 의붓아버지와 배다른 형제들과 생활하며 자랐다. 어린 시절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던 상처로 일관된 시절이었다.

 

필자는 명품백을 자랑하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 자신을 명품백처럼 봐달라는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삶이 명품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명품백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평소 옷차림이나 언행, 관계를 보면 명품은 아닌데,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그녀는 고가의 명품을 통해서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거나 다른 사람과 동화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내면과 외면, 알맹이와 껍데기. 스스로의 내면이 충분히 채워져 있으면 그만큼 부러움이나 갈망도 없기 마련이다. 명품을 선호할수록 자신의 내면이 명품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고급 승용차이건 고급 의류이건 명품을 가진 이에 대한 부러움의 정도는 채워지지 않은 내면의 욕구와 일치한다. 내면이 성숙된 사람은 명품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면이 비어있는 사람이 명품으로 사람을 평가할 뿐이다.

 

우리는 명품백을 든 사람이 아니라 내면이 명품인 사람을 부러워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부터 명품으로 만들어야 하고, 자신의 내면을 사람들이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즉 명품 인격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어른이 된 자신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외면당하고 학대받은 어린 자신을 만나 재경험하고, 그때 받았던 상처를 만져주고 다독여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내가 내면의 어린 나에게 그때 양육자로부터 받고 싶었던 괜찮아’ ‘그럴 수 있어등을 들려주며, 그때를 원망하고 회피하기보다 당당히 마주볼 수 있어야 하고, 그때의 와 지금의 의 통합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때부터 명품 인격이 갖춰지기 시작한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70427.0102107494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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