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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차가운 양육환경과 후천성 자폐
글쓴이
홍보팀
작성일
2020.11.06
조회
2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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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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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차가운 양육환경과 후천성 자폐


송유미 교수
대구사이버대학교 송유미 교수

성장초기 어머니가 보여준 냉담함처럼 아이에게 치명적 타격을 주는 것은 없다

 

 

30대 후반의 엄마 A씨와 그녀의 다섯 살 아들을 만났다. 아들은 자폐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언제부터 자폐 증세를 가졌냐는 질문에 A씨는 원래부터 이랬다고 했다. 그 아들은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척 안보는 척 했고, 들으면서도 듣지 못하는 척 듣지 않는 척 했다. 아들은 선천적 자폐라기보다 냉정하고 거친 보살핌에 의해서 생긴 후천적 자폐로 보였다. 아들의 자폐 증세는 차가운 양육자의 태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출생 이후에 가지게 된 증상이므로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고 했을 때 A씨는 오열했다. 그리곤 과거를 쏟아냈다.

 

중매로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어요. 그러나 시어머니와는 달랐어요. 생활비를 과다하게 요구하고 저희 집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시어머니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제 의견에 남편은 동의하면서도 시어머니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원망스럽고 미웠습니다. 남편과 자주 싸웠고 그 원인이 시어머니라는 생각 때문에 시어머니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러던 중 임신을 하게 됐고, 이를 알게 된 시어머니는 아들을 꼭 낳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딸을 낳고 싶었는데 아들을 낳았어요. 지독하게 운이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어요. 아들을 낳아서 좋기는 했지만, 시어머니만 생각하면 아들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 아이가 울어도 못 들은 척 놓아두고 기저귀가 젖어 있어도 모르는 척 갈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8~9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불러도 듣는 것 같지 않았고, 전혀 눈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자폐증이라고 하더군요.”

 

A씨는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시댁과의 갈등이 지속됐고, 시어머니에게 보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의 신세를 망치게 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아이를 때리기까지 했다. 아이에게 못되게 하고 난 다음에 A씨는 죄의식으로 몸부림치기도 했고, 한없이 울기도 했지만 멈추지를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아들과의 관계에서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들을 사랑하고자 했지만, 아들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괴로운 삶을 청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의 삶을 고집했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것은 생각뿐이고 말뿐이었다.

 

어느 날 A씨는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서로 헐뜯고 미워하고 괴롭히는 것은 서로가 원하는 무의식적 상호학대성임을 알게 됐고, 그것이 아이에게 오롯이 투사되고 있음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오랜 상담을 거쳐 A씨는 결국 시어머니와 관계를 끊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끊기는 어려웠지만,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지 않고 걸지도 않았으며, 시댁 방문을 일절 하지 않고 시어머니가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것도 차단했다. 처음에는 이런 결심이 남편과의 갈등으로 번져나갔지만, 아들을 위한 A씨의 노력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돼 아들의 행동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을 관찰하면서 남편 또한 A씨의 후원자가 되었다. 아이가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자기의사를 전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엄마 아빠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눈을 맞추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들 가족관계는 극적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옛날의 관계로 돌아갔다가 잠시 그곳에 머무르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는 약화되었다.

 

성장 초기에 어머니가 보여준 냉담함처럼 정신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타격은 없다. 아이가 나이가 들었을 때도 엄마의 무관심은 아이에게 엄청난 상처를 입히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70914.0102108143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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