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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유미의 가족 INSIDE] 똑똑한 엄마의 착각
글쓴이
홍보팀
작성일
2020.11.20
조회
2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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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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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똑똑한 엄마의 착각


송유미 교수
송유미 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

 

잘해 주었다 해도 그것은 엄마의 잣대

아이 입장서는 억압으로 느낄 수 있어

 

최근 필자는 2병의 상황별 갈등대처법이란 주제로 연이어 특강을 실시했다. 대상은 주로 초··고 학부모들이다. 2병은 초등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나타나는 청소년의 심리적 성장통이라 일컬으며, 일반적인 유형과 사회문제적 유형으로 나뉜다. 반항아형, 공부스트레스형, 연애집착형, 외모지상형 등 일반형은 부모가 잔소리를 멈추고 비교·평가하지 말 것과 대화하고 진심으로 안아주며 칭찬할 것 그리고 자녀를 믿고 기다릴 것, 세 가지를 지키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며 부모와의 관계가 충만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반형이 청소년 자살이나 학교 폭력, 왕따 등 사회문제적 유형으로 악화되는데, 가정폭력,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가정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성적 부진이나 대학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 풍토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개인 심리적·정신적 원인에 의해 발발할 수도 있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작용할 수도 있다.

 

필자는 일반형의 중2병이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에 따라 성장통이 될 수도 있고, 사회문제형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본다. 엄마의 잔소리와 비교·평가가 끊이지 않고, 대화를 명목으로 일방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자식을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하다면 특히 그렇다고 본다. 엄마가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자립화된 상태라면, 전문용어로 엄마의 격리-개별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정신적인 독립을 시도할 때 엄마가 도움을 줄 것이므로, 사회문제형으로까지 발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중2병의 심각성은 엄마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엄마의 격리-개별화실패는 아이를 자율성이 침해되고 심리적 영혼이 파괴된 성인으로 자라게 한다. 필자는 청소년-부모 관계의 역동성을 고려해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라고 학부모들에게 주문한다. 엄마가 격리-개별화에 실패했다면, 엄마는 헬리콥터 맘처럼 아이들을 간섭하고 아이가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라며 엄마 스스로를 되돌아볼 것을 강조한다.

 

며칠 전 필자를 잘 아는 모 대학교 40대 후반 A교수와 대화를 나누다 상담 아닌 상담을 하게 되었다. 내용인즉 A교수의 남편이 중2인 딸 B가 다니는 미술학원 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B자해하는 것 같은 그림을 그리고, 붓 끝을 물어뜯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물어보니 B가 영어·수학 학원까지 다녀 힘들다고 합니다. 엄마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어머님에게 전화하지 않고 아버님에게 알려드립니다라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A교수는 멘붕이었다고 했다.

 

A교수는 딸애 입장을 생각해서 얼마나 잘해줬는데. 게임을 해도 스마트폰을 해도 간섭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들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 미술 좋아하니까 학원 보내주고, 영어는 중요하니까, 수학은 워낙 성적 떨어지니까 시켰지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필자는 엄마가 잘해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엄마의 잣대이고, 아이의 잣대로는 억압이나 간섭으로 느낄 수 있고 아이 입장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으니 아이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으로 경쟁이 심하니까 자녀가 잘 되기를 바랐을 것이고, 그것은 자식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러한 명목으로 엄마가 어린 시절 겪었던 불안 심리를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 또는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엄마의 부드러운 권유라도, 자녀 입장에서는 계속된 푸시(push)’로 느끼고 그로 인해 자녀는 반항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우선적으로 엄마 A가 원가족과의 격리-개별화 실패에 따른 결과임을 알게 해주었고, B의 입장에서 똑똑한 엄마의 부드러운 권유가 자신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도 있으니, 때론 멀리서 바라보는 방관자처럼 되기도 하고 때로는 터무니없는 욕구라도 받아줄 수 있는 바다가 되라고 조언했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71116.010210811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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