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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유미의 가족 INSIDE] 부모의 울타리 치기
글쓴이
홍보팀
작성일
2021.02.05
조회
7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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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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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의 가족 INSIDE] 부모의 울타리 치기

 

이혼후 홀로 두 아들 키우는 A

폭력적이었던 남편처럼 자랄까봐

유독 첫째만 보면 불편하고 불안

분리-개별화 허용않는 의존상태

    

송유미 교수 
대구사이버대학교 송유미 교수


남편의 오랜 폭력으로 이혼한 후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40대 후반 A씨와 몇 주에 걸쳐 상담중이다. 그는 두 아들 중 둘째는 괜찮은데, 유독 첫째만 보면 불편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일거수일투족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게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첫째가 남편처럼 자랄까봐, 남편처럼 엄마인 자신을 함부로 할까봐라고 했다.

 

이 여성처럼 왜 부모는 아이를 염려하고 불안해할까. 이런 질문을 왜 부모는 아이와 분리-개별화하지 않으려 할까로 바꿀 수 있다. 분리-개별화는 한 개인에게서 떨어져 또 다른 로 발전해 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부모가 아이를 왜 정신적으로 제대로 된 아이로 키워주지 않을까와도 같은 말이다.

 

아이의 분리-개별화를 허용하지 않는 부모는 자신이 의존해야 할 대상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불안해한다. A씨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어렸을 때 의존해야 할 대상, 즉 양육자로부터 충분히 의존하고 충분히 지지를 받지 못했기에, 그것이 무의식적 욕구로 남아 누군가를 통해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의 아이가 되기 십상이다. 아니면 상대 배우자가 되기도 한다. 결국 부모는 자신의 양육자와 아이를 동일시시켜 아이를 통해 양육자로부터 충족되지 못했던 욕구를 채우려고 한다. 양육자로부터 받지 못했던 것을 아이로부터 받으려고 한다. 얼마나 유아적인가? 그런데 문제는 그런 부모가 참으로 많다는 점이다. 부모는 아이와 감정적으로 얽히고설켜 죽일 놈’ ‘살릴 놈하며 하루에도 몇 번이나 티격태격하며 간섭하고, 아이는 그런 부모에게서 잠시라도 떨어져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부모는 그런 아이를 잡아당겨 일거수일투족 감시하고 곁에 두려고 한다. A씨처럼 이혼 후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일수록 그럴 가능성은 크다.

 

보통 아이가 부모에게 의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부모가 아이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어디에도 못 가게 해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꼼짝 못하게 한다. 자기 울타리 안에 있는 아이가 울타리를 넘어갈까봐 노심초사 감시하고 감독한다. 안전하게 사랑으로 잘 키운다는 것이 A씨처럼 특정 아이를 염려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형태로 말이다.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니다. 사랑이란 마음을 타고 들어가 피를 데워 영혼에 힘을 주는 것이다. A씨와 같은 부모는 자기의 아이를 결국 자기의 의존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희생양으로 키우고 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으며 똑같이 키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손가락마다 깨무는 게 다 다르다. 어떤 손가락은 쪽쪽 빨고, 또 어떤 손가락은 확 깨물어버린다. 이때 쪽쪽 빨았다고 큰소리쳐도 아팠다고 하는 아이가 있고, 확 깨물어 버렸음에도 아픈 줄 모르는 아이가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성향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지금 A씨처럼 자신의 의존대상으로 희생된, 또 희생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그 아이를 정신적으로 죽이고 있는 것이다. 정신적인 범죄자다. 만약 A씨의 아이가 자신과 똑같이 자신에 대해 염려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다면 어떡할 것인가? 이 부분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부모는 자기의 울타리 안을 점검하면서 울타리 안에 있는 아이를 울타리 너머로 보내주어야 한다. 아직 울타리를 넘어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준비시켜 주어야 한다. 준비란 부모 자신과 아이를 별개의 인격체로 바라보고 아이가 부모의 욕구충족 대상자가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욕구충족 대상자가 되어 그동안 채워주지 못한 것들을 채워주며 울타리를 넘어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우면 전문가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해야만 한다. “분리-개별화 되지 않은 아이는 없다. 다만, 분리-개별화 되지 않은 부모만 있을 뿐이다.”

 

 

출처: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80426.0102107472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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