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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정지용 학우(특수교육학과)
글쓴이
관리자 aldud@dcu.ac.kr)
작성일
2006.09.21
조회
20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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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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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라이프-캠퍼스 인물탐방 정지용 학우(특수교육학과).
사진-지인과 함께
정지용 학우 소개
저는 1972년생으로 고향인 대전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인큐베이터 사고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있지만,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걷는 것 등이 가능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물론 보시는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불편하게 보이지만 저는 이미 제 몸에 익숙하여 불편함속에서도 지탱하면서 생활합니다. 가족은 엄마, 저, 남동생 부부, 조카가 있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도와주시던 아빠는 1998년 12월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저는 그래도 부모님과 동생 여러 은인들께서 사랑해주셔서 어렵게 생활은 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일반학교를 다녔습니다. 특수학교보다는 일반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고 결정하여 다니게 되었고, 초등학교까지는 부모님께서 등하교를 도와주셨고,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저 혼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순박했고 선생님들도 잘 도와주셔서 학교생활에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슴 아픈 일도 많았습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 (주)다모임, 커뮤니티 운영팀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좌측사진-2006년 설날에 엄마, 조카와 함께. 우측사진-엄마와 함께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대구사이버대학교에 진학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네 저는 일반 대학교에서 원서조차 받아주지 않아, 1년은 독학사 공부를 하다가, 체계적인 공부를 해보고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하여 어렵게 졸업을 했습니다. 특히 불어불문학과는 중도탈락률이 타 학과보다 2배 이상 높아 대전지역에서 100명 정도 입학했지만, 4학년이 되니 6명, 졸업은 저희동기 중 제일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잠시 종교생활로 인해 반년을 보내고 컴퓨터 관련 일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같은 일만 10여 년 동안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일과와 업무에 몸과 마음은 어느새 안일해지고, 편한 것만 추구하다보니 잡념도 생기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고, 정신적인 방황을 많이 하였습니다. 어느 순간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고 대학원을 준비를 하기 사진-대구사이버대학교에서 총장님, 교수님들과 같이
위해, 대전에 있는 대학원 중 사회복지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학교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당 학과 교수님께 입학 상담을 하였지만, 학교가 너무 멀고, 여러 가지 여건상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신문을 읽다가 ‘사이버대학교'가 개교하여 학생들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았고. 마침 신 편입생 모집하는 시기라. 서울에 있는 모 사이버대학교에, 평소 관심 있던 사회복지학과에 3학년 편입을 하려고 원서를 냈고 합격을 했습니다. 그런데 왠지 썩 내키지 않고, 사기 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어서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 후, 그래도 공부는 해야겠다 싶어 이곳저곳 찾아보다가 대구사이버대학교 홈페이지에 우연히 접속했는데, 정말 공부 하고 싶었던 특수교육학과가 개설 되어 있었고, 결정적으로, 대구대학교와 같은 재단이라는 것이 학교 선택을 하는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장애인의 요람' 이라는 사실과 특수교육학과 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낫다고 들었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도 지원 전 상담을 해보고 원서를 내야할 것 같아 무조건 특수교육학과 교수님 한분께 상담을 하고 지원을 했고 다행히 합격하여 대구사이버대학교의 재학생이 되었습니다.
사회복지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이유
제가 고등학교 까지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장애인이기 때문에 무조건 봐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외시키는 등 물론 저를 위한 일이셨지만, 저에게는 결코 득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은 장애인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특수교육학을 꼭 전공하여, 교단이나 강단에 서서 그 친구들의 눈높이로 바라보고, 강단에 서게 되면,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예비교사들에게 어떤 정신으로 그 친구들에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일반교사들에게 배운 사람으로써의 경험을 말해주면서 참교육을 시키고 싶었습니다.
사회복지를 복수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현실은 그리 좋지 않고, 일선에서 일하는 특히 공무원들의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회복지는 이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 하나하나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과 동정보단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 그리고 물질보다는 손 한번 잡아주는 그런 따뜻함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복수전공을 택했고, 후회 없이 공부하는 중입니다. 사회복지사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고 있습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현재 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주)다모임, 커뮤니티 운영팀에서 회사의 배려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회원들의 문의에 답변 해주고, 회원 관리 및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재택근무이지만, 메신저로 회의도 하고 수시로 직원들과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전혀 불편함 없이 임직원분들께서 신경을 써주시고, 사내 직원들과 차별은 없습니다. 장애인에게 직업이 있다는 것은 삶의 의욕입니다. 저희 회사 같은 곳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그리고 ‘열린지평’ 이란 계간 잡지의 객원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어렵거나 힘들었던 점, 그리고 학업을 마치고 계획이 있다면?
이미 원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학업에 적응하는데 에는 별문제가 없었고,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장애로 인해 마우스 조작이 어렵지만, 시험시간 연장 등을 교수님들께서 배려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모든 강의가 이루어짐으로 제가 궁금한 점이나 하고 싶은 말들을 게시판이나 메일로 언제든지 전할 수 있어 저한테는 딱 맞는 대학이라 생각합니다. 졸업은 제가 능력 부족이라 권장학점은 다 듣지 못하고, 계절학기와 정규학기 마다 12학점씩 듣고, 복수전공을 해 다른 학우님들 보다 훨씬 늦게 할 것 같습니다만, 졸업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졸업하면 우선 대학원에 진학(가능하면 대구대학교 교육대학원, 특수교육을 전공)할 계획이며, 사회복지사 1급 국가고시에 합격한 후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물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쉽지 않고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한다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 하고 있습니다.
변화! 또 다른 시작
우선, 강의가 모두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므로 앞서 말씀 드렸듯이, 공부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 교수님들의 격려, 이 영세 총장님께서 학생기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어,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분들을 만나 뵙게 되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들으면서 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는 저한테 있어 콤플렉스였고, 항상 그것으로 인해 밖에 나가기보다는 안에서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소극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4대, 5대 총학생회 임원을 하면서 또 한번의 자부심을 갖게 되어, 이제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고, 남 앞에서 물 한잔 먹는 것도 힘들었는데, 학과 특성상 사람들과 항상 부딪혀야 하므로 정신과를 찾아 심리치료를 받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문득문득 제 자신이 참 많이 변해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Epilogue.
항상 감사하는 마음, 겸손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장애인은 장애인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므로 비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ㄴ으로 저희를 바라 보셨으면 합니다. 대단하지도 않은 평범한 저에게 인터뷰 할 기회를 주신 학교 측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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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경숙2006-11-14 오전 8:39:25
    봉쥬르! 아름답습니다. 할수있는것을 당연히 받는것을 부끄럽게 여기자라는것이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당연히 여기는 분들께 기쁨을 돌려 드리는 학우님 되세요 &*
  • 정지용2006-11-17 오후 6:32:10
    부족한 이한테 고마운 말씀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정은선2006-12-12 오후 11:01:47
    처음엔 성함만 보고 남자분인줄 알았답니다. ㅋㅋ 항상 열심히 활동 하시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같은 과 학우랍니다. 오늘 하루 짜증났던 일이 너무 하찮게 느껴지네요. 지용님... 올겨울도 건강하시고 따뜻하게 보내세요.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 황유나2007-08-06 오후 1:36:21
    사회복지과목 질의응답란에 항상 열심히 참여하셔서 눈에 익는 이름인지라 어떤 분일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열정적인 분이셨네요.얼굴 한번 뵌 적 없었지만 정지용님의 열심인 모습이 제게도 독려가 되었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나마 자주 뵙길 바랍니다..함께 화이팅해요!!
  • 심보배2008-03-30 오후 1:42:24
    안녕하세요. 작년에 멘토링이였던 심보배입니다.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정지용이라는 이름이 기억이 나서 혹시나 해서 클릭해보았어요. 사는것이 바뻐 이제야 몇자 적네요. 건강하시고 학업에 충실하시며 항상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