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제가 사는 서울시 송파구는 다른 지역보다 장애우에 대한 복지 시설과 인식이 좀 잘 되어 있어요. 집 앞에 송파 도서관이 있구요, 그 옆에 "곰두리 체육관"이 있답니다. 어느 날 문득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가슴이 "울컥"하며 무엇인가 나누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바로 "봉사"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 익숙하지 않을 무렵부터 마음을 나누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내 아이들의 마음에 항상 따뜻한 샘물이 마르지 않게 되었고 장애우들에 대한 생각이 바르게 정립되어지는 것을 보고 주변의 이웃들이 스스로 봉사 릴레이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뿌듯하답니다. | ||||
제가 봉사만 하는 게 아니라 좀 바쁘답니다. 월요일엔 한국종이접기협회 출근을 합니다. 하루 종일 회의, 강사섭외, 강좌 개설 등 평생교육원에서 활동합니다, 화요일엔 연대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에 종이조형 치료 수업, 오면서 초등학교 통합 반에서 종이 접기 수업을 하고요, 저녁 준비를 해 놓고 수화를 배우러갑니다. 수요일엔 강남세브란스 "사회성 증진 클리닉"에서 역시 치료 수업, 오후엔 초등학교(좋은학교 만들기 시범학교) 교사 전체 연수를 하러 가고요, 격주로 경기도 교사들을 위해서 수원에 갑니다. 목요일엔 "실로암 시각 장애 복지관"에서 비즈 공예를 하죠,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비즈공예 자격증을 땄어요. 오후엔 초등학교(학부모 공동체 시범학교) 교사 동아리 연수를 하고요, 저녁에 그룹으로 아동들 종이접기 수업을 합니다. 금요일엔 삼성의료원 병원학교 봉사를 하고요, 방과 후 엔 특수교사 동아리 수업, 오후엔 고등학교 CA, 그리고 사회복지법인 다니엘 복지원에서 장애우들과 1시간, 1,3주 토요일엔 중, 고등학교 CA, 2,4주엔 서울시 교육청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문화예술 중점 시범학교"강의, 오후엔 서울 경기 스터디 모임에 가서 공부를 합니다.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주 못 가서 안타까워요. 이런 일들을 하지만 가족에게 소홀할 수는 없죠, "수신제가 후에 치국평천하"라고 했으니까요. 23년을 한결같이 살았더니 올해 남편과 아들, 딸이 상으로 "시한부 자유부인"을 허락 했어요. 아들이 제대 할 때까지래요. 아이들이 아토피가 있어서 도시락을 3년 쌌답니다. 일하는 엄마라 소홀하다는 소리 안들으려 체육복과 T셔츠도 다림질해서 입혔으니까요. | ||||
아이들은 바른 품성으로 잘 자라주니 주변에 자녀들이나 가족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모두들 찾아옵니다. 아주 늦은 시간에 문을 두드려도 남편은 "오죽하면 이 밤에 왔겠냐"며 긍정적이고, 애들 역시 같은 시선으로 걱정해줍니다. 폐쇄 병동에 입원 환자들 중에는 입시 때문에 오는 고등학생, 가족에 대한 소속감 결여로 오는 우울증 환자, 조기 유학생 등입니다. 그런 사례들을 간접 경험 시키며 자존감을 키워 주곤 합니다. | ||||
| ||||
제가 장애나 정신병동 계통으로 오랜 봉사를 하다 보니 현장 경험은 많은데 이론이 많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었죠, 딸아이 때문에 복지원 아이들을 위해 봉사의 폭을 넓히고 아빠를 봉사에 참여 시키고자하는 아이디어로 1가정초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멋쩍어하던 아빠도 자연스럽게 적극적이 되었고요. 집에 오는 아이 중 두 녀석이 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하게 되었어요. 주변 특수 교사들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그래도 직접 도움이 되고 싶어서 용기를 냈지요. 제가 알기로 사이버로 특수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우리 학교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3년 전부터 준비 했는데 큰아이 작은아이 입시 때문에 올해 입학을 하게 되었답니다. 제일 놀라워하던 남편이 더 좋아 했는데 요즘은 후회 하는 눈치예요. 얼굴 보기 힘들다고요, 우리 신랑은 땡돌이거든요. 땡 하면 퇴근해서 오는사람...나이들면 환영받기 힘들죠(?)ㅎㅎ | ||||
우리 서울 경기 젊은 선배님들하고 궁합이 아주 잘 맞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로또 맞은 것 같아요. 대학원 공부에 바쁜데 모든 자료 조언 마다 않는 상연 쌤, 프로그래머로 잠도 부족한데 친절하게 자료 찾는 법, 좋은 책 추천 아끼지 않는 카페지기 용민 선배님, 행동대장으로 항상 몸부터 움직이는 부메니저 소섬 쌤, 주변 챙기느라 항상 분주한 미경 쌤,.. 아직 1학년이라 애매한 현장의 사례들을 이론과 스터디의 주제로 이해 시켜주셔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강의 ,현장 경험, 선배들의 조언이 하나가 되어 가장 행복하게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강의 내용에 대한 사례들이 제 주변에 다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답니다. | ||||
갑상선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는 중이라 사실 공부하기가 좀 힘이 들지만 아들과 약속한 5년 후에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먹고 못 먹고가 아닌, 죽고 사는 것이 문제가 되는 환경에서 선택에 여지없이 태어나 버려지고 소외당하는 아이들을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는 일이하고 싶습니다. 10년 전 딸아이의 부탁 시작했던 수화를 마무리 하지 못해 이번학기 수화 강의를 들으며 따로 수화를 배우는 것은 농아들에 대한 봉사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