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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서울 생입니다. 한국외대 영어과 89학번으로, 졸업 후 회사생활과 자영업을 두루 거쳤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1학년 된 둘째인 아들이 28개월일 때 자폐진단을 받고 치료법을 찾아 다니다가 ABA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공부해보자고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를 2011년 편입했습니다. 졸업은 2013년 2월에 했고 현재 서울ABA연구소를 오픈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동 개별치료, 부모교육상담, 관련서적 번역 등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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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치료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행동분석과 이를 적용한 응용행동분석(ABA. Applied Behavior Analysis)이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일반 공립학교의 커리큘럼과 정책에서도 행동주의를 기반으로 문제행동 및 발달장애아동 교육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ABA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행동분석전문가(BCBA, 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라고 부르며, 그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이 미국 행동분석전문가자격협회(BACB. Behavior Analyst Certification Board)입니다. 자격증은 석사레벨의 BCBA와 학사레벨의 BCaBA(Board Certified assistant Behavior Analyst)가 있는데 제가 획득한 것은 학사레벨의 BCaBA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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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획득의 조건은 크게 학위소지, 코스웍 이수, 필드웍 획득, 시험 통과의 네 가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학위는 심리학, 특수교육과 같은 ABA 관련 학위이어야 하고, 코스웍은 BACB에서 인증한 학위과정 또는 전문가과정을 이수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 공주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 등이 있습니다. 필드웍은 전문가의 수퍼비전 하에 BCBA는 1,500시간, BCaBA는 1,000시간의 임상시간을 쌓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요건이 갖춰지면 비로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은 지정된 별도의 고사장에서 CBT(Computer Based Test)로 이뤄지며 4시간 30분 시험시간 내에 BCBA의 경우 160문제, BCaBA는 142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당연히 모두 영어로 되어 있고 문제의 내용은 단순한 암기문제는 거의 없이 대개 실전사례를 주고 그 안에서 이론적인 부분을 적용하여 풀어야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격시험의 응시자 대부분은 미국인이며 현재 합격률은 40%대에 그칠 만큼 이론과 임상을 모두 요구하는 까다로운 자격증입니다. 국내 최초 자격획득은 2004년 BCBA를 획득한 홍준표 교수님이고, 2013년 말 현재까지 저를 포함하여 총 13명의 BCBA, BCaBA가 배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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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 입학 당시부터 국제자격증 획득을 목표로 두고 있었습니다. 목표는 뚜렷했는데 아쉽게도 대사대에서는 학위, 코스웍만 해결이 되고 정작 필드웍이나 시험정보에 대해서는 전혀 도움을 줄 만한 체계가 없어서 결국 외부로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특히 시험공부에 필수교재로 쿠퍼북이라는 영문원서를 봐야하는데 거의 700페이지에 이르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분량이라서 혼자서 공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운좋게도 2011년 말 경에 저와 방향이 같은 분이 몇 분 계셔서 그 분들과 스터디를 꾸리면서 계속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스터디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공부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 스터디 일원들에게 특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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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구성원은 최초 시작 때와는 조금 바뀌기도 하면서 약간 늘어, 현재는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과 재학생 외에도 타학교의 석사, 미국의 행동컨설턴트 등 현재 필드에서 계속 활동중인 분들까지 총 7명이 있습니다. 스터디의 주제는 시험대비를 위한 교재연구, 문제풀이 외에도 각자의 임상에서 발췌된 case study, peer review 등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터디의 컨텐츠가 축적되면서 이를 후배들에게도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2012년 초에 2기 스터디를 모집하여 구성하였습니다. 2기 스터디는 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원 대사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 또는 재학생입니다. 내년 초에는 3기 스터디를 모집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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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인 아들이 자폐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저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의 치료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표준화된 치료법이 없으니 저희 부부도 남들처럼 귀동냥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자폐와 관련된 책이나 자료들을 직접 부지런히 찾아 읽었습니다. 사실 자폐와 직접 관련된 정보나 서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언어치료, 이상심리, 발달심리, 작업치료와 같은 분야들을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속시원한 접근법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던 덕에 외국자료들도 함께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이라는 치료법으로 반복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응용행동분석.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아이의 치료를 시작한지 몇 달이 되었지만 그 단어조차 아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쳐 줄 만한 국내 기관을 수소문했습니다. 아쉽게도 남서울대학교의 석사과정은 문을 닫았고 대구사이버대학교의 원격강의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그게 대구사이버대에 입학했던 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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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 가족에게도 이런저런 계획이 참 많았더랬습니다. 그러나 한 순간에 그 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된 셈이지요. 처음에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원망도 하고 한탄도 했는데, 지금은 아주 편안한 상태입니다. 왜냐면 이 길도 또 하나의 길이라는 걸 지금은 알거든요. 제가 계획했던 길은 그냥 제가 가지 않았던 길이었을 뿐이지요. 내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그래서 지금 그 선택으로 인해 얼마나 행복하든 상관없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함과 아쉬움은 누구라도 느끼는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 길을 선택하게 만들어 준 아들 생각이 먼저 났습니다. 딱히 좋거나 싫은 감정도 아니고 고맙다거나 슬픈 감정도 아니었어요. 그냥 무덤덤했습니다. 게다가 국제 자격증 취득이 끝이 아니고 오히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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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의 자폐치료는 표준화된 치료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ABA가 가장 효과적이고 체계적이라는 것이 선진국에서는 증명되어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ABA에 대한 인식도 낮고 치료사의 수나 교육기관이 워낙 적어서 ABA가 확산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다행히 IT가 발달하면서 관련정보나 치료기술 역시 좀 더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이제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많은 부모님들이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아이를 치료하고 교육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처럼 탄탄한 ABA 전문가 양성 및 인증시스템을 국내화시키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이 작업은 이미 시작을 했고요, 아마 내년이면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물론 저 혼자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또, 치료사나 교육기관이 확산될 수 있도록 ABA 업계의 협력과 상생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행히 스스로 치료사이자 장애아동의 부모인 덕에 다른 분들보다는 훨씬 넓은 범위에서 많은 분들을 편견없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네트워크를 잘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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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격증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막연하게 도전하지 마시고 내가 왜 이걸 따려고 하는지, 열심히 공부할 작정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목표의식이 확고하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론과 임상은 별개가 아닙니다. 단기간에 성공하려는 욕심은 버리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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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속의 인터뷰 - Story in '한상민 학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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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자폐를 겪는 아이를 가진 세상의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8살 아들의 자폐치료를 위해 수년간 치료법 연구에 매달린 '한국판 로렌조 오일' 40대 아버지가 국내 극소수만 취득한 국제 자폐치료 자격증을 따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초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행동분석전문가자격협회로부터 '행동분석전문가'(BCaBA`Board Certified assistant Behavior Analyst) 자격증을 딴 한상민(43) 씨. |
평범한 회사원이던 한 씨는 5년 전 둘째인 아들이 생후 28개월 만에 자폐진단을 받으면서 삶의 행로가 급선회했다. 처음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원망도 했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아내와 함께 자폐 치료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희 부부도 남들처럼 귀동냥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놀이치료 같은 기존의 치료법들은 그 실효성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던 덕에 외국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제시된 '응용행동분석'(ABA`Applied Behavior Analysis)에 대해 알게 됐지요."
한 씨는 응용행동분석을 가르쳐줄 만한 국내 교육기관을 수소문했고, 2011년 당시 국내 대학 학부과정으로는 유일하게 응용행동분석을 다루던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에 편입했다.
목표는 행동분석전문가 자격증 획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산 넘어 산이었다. 먼저 이 자격증을 따려면 심리학, 특수교육 같은 학위를 소지해야 하며, 코스 웍(이론)과 필드 웍(실습)을 거쳐야 한다. 필드 웍에는 1천 시간의 임상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요건들을 갖춰야 비로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700페이지 분량의 시험대비용 영어원서를 보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과정 때문에 행동분석전문가 자격시험의 응시자 대부분은 미국인이며, 현재 합격률은 40%대에 그칠 만큼 까다로운 자격증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 현재 한국 내에서 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한 씨를 포함해 고작 14명이다.
한 씨는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과 재학생, 미국 행동컨설턴트 등과 시험 스터디를 하지 못했다면 자격증을 따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저를 이 길로 이끈 아들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고 말했다.
한 씨는 현재 서울ABA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아동 치료, 부모교육 상담,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레벨'의 행동분석전문가(BCBA`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응용행동분석이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자폐 치료법이라는 사실은 이미 선진국에서 증명됐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매일신문' 2013.11.26 기사 발췌 (기사 바로가기 ▶)
※로렌조 오일 = 의사들도 포기한 어린 아들(로렌조)의 희귀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나선 이탈리아 한 부모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로렌조 오일'이란 치료약을 개발했다. 이 이야기를 담은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이 1993년에 상영된 바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