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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한상민 학우(행동치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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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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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라이프 인물탐방 -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aBA) 사이버대 최초 합격 국내자격증 소지자 총 14명 한상민 학우
한상민 학우 소개
1970년 서울 생입니다. 한국외대 영어과 89학번으로, 졸업 후 회사생활과 자영업을 두루 거쳤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1학년 된 둘째인 아들이 28개월일 때 자폐진단을 받고 치료법을 찾아 다니다가 ABA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공부해보자고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를 2011년 편입했습니다. 졸업은 2013년 2월에 했고 현재 서울ABA연구소를 오픈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동 개별치료, 부모교육상담, 관련서적 번역 등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공인행동분석가 자격증(BCaBA) 획득을 축하드립니다. 자격증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자폐치료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행동분석과 이를 적용한 응용행동분석(ABA. Applied Behavior Analysis)이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일반 공립학교의 커리큘럼과 정책에서도 행동주의를 기반으로 문제행동 및 발달장애아동 교육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ABA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행동분석전문가(BCBA, 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라고 부르며, 그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이 미국 행동분석전문가자격협회(BACB. Behavior Analyst Certification Board)입니다. 자격증은 석사레벨의 BCBA와 학사레벨의 BCaBA(Board Certified assistant Behavior Analyst)가 있는데 제가 획득한 것은 학사레벨의 BCaBA입니다.

자격준비와 시험은 어떻게 방식으로 치러지는지요?
자격획득의 조건은 크게 학위소지, 코스웍 이수, 필드웍 획득, 시험 통과의 네 가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학위는 심리학, 특수교육과 같은 ABA 관련 학위이어야 하고, 코스웍은 BACB에서 인증한 학위과정 또는 전문가과정을 이수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 공주대학교 특수교육대학원 등이 있습니다. 필드웍은 전문가의 수퍼비전 하에 BCBA는 1,500시간, BCaBA는 1,000시간의 임상시간을 쌓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요건이 갖춰지면 비로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시험은 지정된 별도의 고사장에서 CBT(Computer Based Test)로 이뤄지며 4시간 30분 시험시간 내에 BCBA의 경우 160문제, BCaBA는 142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당연히 모두 영어로 되어 있고 문제의 내용은 단순한 암기문제는 거의 없이 대개 실전사례를 주고 그 안에서 이론적인 부분을 적용하여 풀어야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격시험의 응시자 대부분은 미국인이며 현재 합격률은 40%대에 그칠 만큼 이론과 임상을 모두 요구하는 까다로운 자격증입니다. 국내 최초 자격획득은 2004년 BCBA를 획득한 홍준표 교수님이고, 2013년 말 현재까지 저를 포함하여 총 13명의 BCBA, BCaBA가 배출되었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 입학 당시부터 국제자격증 획득을 목표로 두고 있었습니다. 목표는 뚜렷했는데 아쉽게도 대사대에서는 학위, 코스웍만 해결이 되고 정작 필드웍이나 시험정보에 대해서는 전혀 도움을 줄 만한 체계가 없어서 결국 외부로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특히 시험공부에 필수교재로 쿠퍼북이라는 영문원서를 봐야하는데 거의 700페이지에 이르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분량이라서 혼자서 공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운좋게도 2011년 말 경에 저와 방향이 같은 분이 몇 분 계셔서 그 분들과 스터디를 꾸리면서 계속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스터디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공부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 스터디 일원들에게 특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동 치료중인 사진

현재 스터디는 어떻게 진행 되었나요?
스터디 구성원은 최초 시작 때와는 조금 바뀌기도 하면서 약간 늘어, 현재는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과 재학생 외에도 타학교의 석사, 미국의 행동컨설턴트 등 현재 필드에서 계속 활동중인 분들까지 총 7명이 있습니다. 스터디의 주제는 시험대비를 위한 교재연구, 문제풀이 외에도 각자의 임상에서 발췌된 case study, peer review 등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터디의 컨텐츠가 축적되면서 이를 후배들에게도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2012년 초에 2기 스터디를 모집하여 구성하였습니다. 2기 스터디는 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원 대사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 또는 재학생입니다. 내년 초에는 3기 스터디를 모집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공부를 시작하신건지요?
둘째인 아들이 자폐라는 걸 알기 전까지는 저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의 치료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표준화된 치료법이 없으니 저희 부부도 남들처럼 귀동냥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자폐와 관련된 책이나 자료들을 직접 부지런히 찾아 읽었습니다. 사실 자폐와 직접 관련된 정보나 서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언어치료, 이상심리, 발달심리, 작업치료와 같은 분야들을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속시원한 접근법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던 덕에 외국자료들도 함께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이라는 치료법으로 반복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응용행동분석.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아이의 치료를 시작한지 몇 달이 되었지만 그 단어조차 아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을 가르쳐 줄 만한 국내 기관을 수소문했습니다. 아쉽게도 남서울대학교의 석사과정은 문을 닫았고 대구사이버대학교의 원격강의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습니다. 그게 대구사이버대에 입학했던 계기입니다.

합격 후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아이가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 가족에게도 이런저런 계획이 참 많았더랬습니다. 그러나 한 순간에 그 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된 셈이지요. 처음에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원망도 하고 한탄도 했는데, 지금은 아주 편안한 상태입니다. 왜냐면 이 길도 또 하나의 길이라는 걸 지금은 알거든요. 제가 계획했던 길은 그냥 제가 가지 않았던 길이었을 뿐이지요. 내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그래서 지금 그 선택으로 인해 얼마나 행복하든 상관없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함과 아쉬움은 누구라도 느끼는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 길을 선택하게 만들어 준 아들 생각이 먼저 났습니다. 딱히 좋거나 싫은 감정도 아니고 고맙다거나 슬픈 감정도 아니었어요. 그냥 무덤덤했습니다. 게다가 국제 자격증 취득이 끝이 아니고 오히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었으니까요.

앞으로의 포부
현재 국내의 자폐치료는 표준화된 치료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ABA가 가장 효과적이고 체계적이라는 것이 선진국에서는 증명되어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ABA에 대한 인식도 낮고 치료사의 수나 교육기관이 워낙 적어서 ABA가 확산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다행히 IT가 발달하면서 관련정보나 치료기술 역시 좀 더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이제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많은 부모님들이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아이를 치료하고 교육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처럼 탄탄한 ABA 전문가 양성 및 인증시스템을 국내화시키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이 작업은 이미 시작을 했고요, 아마 내년이면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물론 저 혼자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또, 치료사나 교육기관이 확산될 수 있도록 ABA 업계의 협력과 상생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행히 스스로 치료사이자 장애아동의 부모인 덕에 다른 분들보다는 훨씬 넓은 범위에서 많은 분들을 편견없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네트워크를 잘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학우님들에게 한 말씀
국제 자격증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막연하게 도전하지 마시고 내가 왜 이걸 따려고 하는지, 열심히 공부할 작정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목표의식이 확고하지 않으면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론과 임상은 별개가 아닙니다. 단기간에 성공하려는 욕심은 버리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interview
안녕하세요 행동치료학과 졸업생 한상민 입니다.
졸업 후에 회사생활, 자영업을 거치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다가 지금은 초등1학년 된 28개월때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고서 치료법을 공부하려고 돌아다니다가 ABA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행동치료학과를 입학해서 지금은 졸업하고 현업에서 부모교육 이라던가 관련서적 번역, 개별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국제행동분석전문가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자폐치료법에 대한 표준화된 모델이 사실상 없는데요. 자폐치료 선진국이라는 미국같은 곳에서는 행동분석, 응용행동분석이라는 것이 거의 국립학교나 커리큘럼에서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ABA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행동분석전문가라고 하는데 그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이 미국 행동분석전문가자격협회 라는 곳입니다. 자격증은 학사레벨의 BCaBA와 석사레벨의 BCBA가 있는데 이번에 획득한 자격증은 학사레벨의 BCaBA입니다.

[자격증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자격획득의 조건이 크게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코스웍을 들어야하며 필드웍 획득해야하며 마지막으로 시험을 통과해야하는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학위같은 경우에는 심리학, 특수교육 같은 ABA관련 학위이면 좋고요, 코스웍은 BACB에서 인증한 학과과정 학위과정 또는 전문가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요, 우리나라의 경우엔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과 이런 코스웍을 이수해주는 과입니다. 필드웍은 전문가의 수퍼비전 하에서 저 같은 경우엔 1,000시간, 석사레벨 같은 경우엔 1,500시간의 임상시간을 쌓아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요건을 갖춰지고 나면 그제서야 비로소 시험을 응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하는 시험이니 모두다 영어로 치러야하며 4시간 30분 정도의 걸쳐서 저 같은 경우엔 학사레벨이니 142문제 정도 풀게 되었고요, 문제는 단순히 암기해서 푸는 문제는 없고 실제로 임상에서 겪었던 내용들이 이론과 합쳐져서 적용된 내용으로 주로 풉니다.
현재 합격률이 50%정도도 안되며 40%정도 40%대에서 그칠만큼 이론이나 임상을 모두 다 요구하는 까다로운 자격증이긴 하나 그래서 2004년에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홍준표 교수님께서 획득한 이후에 저까지 합쳐서 딱 14명정도 게시네요. 획득을 한건 14명입니다.

대사대 행치과에서는 일단 코스웍은 전부다 제공은 해줍니다. 그래서 2년동안 코스웍을 다 하고 그 안에 있는 실습을 거치면서 실제로 응용행동분석 ABA 개념이라던가 기본적인 경험은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은 임상시간 1000시간에 대한 필드웍이 필요했고 그 외에도 스터디도 따로 하지 않으면 안됐었거든요. 왜냐하면 시험에 필요한 책이 거의 원서로 700페이지 가까운 살인적인 두께의 페이지인데 혼자서 공부할 수는 없고 그래서 외부의 눈을 돌릴 수밖에 없던 처지였었고요. 함께 공부하는 분들이 계셔서 덕분에 가능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스터디를 같이 병행을 했고요, 졸업을 하고도 계속 임상과 스터디를 계속 이어갔었으니깐 입학부터 지금까지 3년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스터디는 처음에는 대사대에 다니는 분들만 시험공부겸 임상에 대한 부분 때문에 모여서 시작했다가 점점 시일이 지나면서 다른학교에 계신 석사분이라던가 또는 현업에서 뛰고있는 치료사분들도 합류를 하셔서 지금은 총 7분들이고요, 스터디 주제는 보통은 시험 대비에 대한부분도 있고 케이스에 대한 스터디도 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논문에 부분도 같이합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저희끼리만 공유한다는게 아까워서 올해 초 같은 경우에는 2기 스터디를 한번 구성해보았고요 현재 5명이 탈락안하고 끝까지 잘하고 계십니다. 내년 초에는 3기도 모집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행동치료 공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저도 그냥 일반인 중에 하나였었죠. 둘째에가 아프다는걸 알기전까지는...
그러다가 막상 진단을 받고 치료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는데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발달장애나 자폐와 관련된 표준화된 치료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귀동냥으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놀이치료나 감통치료 등 이런 치료법들이 이론적 배경이라던가 실효성이 잘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한번 공부를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많이 찾아다녔었는데 그러다보니 언어치료도 배우게 되고 이상심리나 발달심리나 이런 분야들도 접하게 됐었습니다만 사실 속 시원한 접근법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근데 인터넷이라든가 영어책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광범위하게 보게되는데 꼭 외국자료에서 나오는 단어가 ABA라는 응용행동분석이였었어요. 그래서 이건 멀까? 이게 정말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대해서 속 시원하게 얘기해주는곳도 없고 그래서 직접한번 공부해보자 라고 생각하고 갈켜 줄 만한 국내기관을 수소문하다가 제가 첨에 접촉을 하고 싶어 했던 곳은 남서울대학교였는데 석사과정이 없어지고 사실 그때 당시는 대사대가 유일한 대안이였습니다. 그래서 들어오게 되었고 지금은 선택에 후회가 없습니다.

[합격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공부를 했던 만큼 아들에게 써먹을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완전한 저의 착각이였 더라고요. 왜냐하면 부모는 자식에게 객관적인 사람이 될 수도 없고 부모는 부모지 치료사가 돼서는 안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자격증을 따로 이후에는 이런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노하우들이 일반적인 부모님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이라든가 관련된 프로토콜 개발하는게 일단 꿈이고 가장 먼저 생각이 들었었고요. 또 ABA라는 분야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안 알려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확산시키고 관련 업종에 계신 전문가선생님들을 다 규합이라고 할까요? 모아서 힘을 낼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 저는 그냥 국제자격증 딴 사람일 뿐이고요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능력있는 치료사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고요, 또 지금도 열심히 현업에서 뛰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데 이런 자리를 기회를 얻게 되서 영광스럽고요, 다만 국제자격증을 준비 혹시 하시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내가 이걸 왜 따고 싶어 하는지 또 구체적으로 난 어떻게 준비가 되어 있는지 미리 생각을 해보시고 열심히 쉬지않고 꾸준히 하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이후에도 도전하신 분들 잘 하실 수 있을 거라 건승을 빕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화이팅!
인터뷰속의 인터뷰 - Story in '한상민 학우'
매일신문
한상민 학우 정면 사진 자폐 아들 치료위해…국제 자격증 딴 한상민 씨
"저처럼 자폐를 겪는 아이를 가진 세상의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8살 아들의 자폐치료를 위해 수년간 치료법 연구에 매달린 '한국판 로렌조 오일' 40대 아버지가 국내 극소수만 취득한 국제 자폐치료 자격증을 따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초 대구사이버대학교 행동치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행동분석전문가자격협회로부터 '행동분석전문가'(BCaBA`Board Certified assistant Behavior Analyst) 자격증을 딴 한상민(43) 씨.
평범한 회사원이던 한 씨는 5년 전 둘째인 아들이 생후 28개월 만에 자폐진단을 받으면서 삶의 행로가 급선회했다. 처음엔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원망도 했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아내와 함께 자폐 치료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저희 부부도 남들처럼 귀동냥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놀이치료 같은 기존의 치료법들은 그 실효성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다행히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던 덕에 외국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제시된 '응용행동분석'(ABA`Applied Behavior Analysis)에 대해 알게 됐지요."

한 씨는 응용행동분석을 가르쳐줄 만한 국내 교육기관을 수소문했고, 2011년 당시 국내 대학 학부과정으로는 유일하게 응용행동분석을 다루던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에 편입했다.

목표는 행동분석전문가 자격증 획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산 넘어 산이었다. 먼저 이 자격증을 따려면 심리학, 특수교육 같은 학위를 소지해야 하며, 코스 웍(이론)과 필드 웍(실습)을 거쳐야 한다. 필드 웍에는 1천 시간의 임상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요건들을 갖춰야 비로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700페이지 분량의 시험대비용 영어원서를 보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과정 때문에 행동분석전문가 자격시험의 응시자 대부분은 미국인이며, 현재 합격률은 40%대에 그칠 만큼 까다로운 자격증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 현재 한국 내에서 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한 씨를 포함해 고작 14명이다.

한 씨는 "대구사이버대 행동치료학과 졸업생과 재학생, 미국 행동컨설턴트 등과 시험 스터디를 하지 못했다면 자격증을 따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저를 이 길로 이끈 아들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고 말했다.

한 씨는 현재 서울ABA 연구소를 운영 중이며 아동 치료, 부모교육 상담,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레벨'의 행동분석전문가(BCBA`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응용행동분석이 과학적이고 표준화된 자폐 치료법이라는 사실은 이미 선진국에서 증명됐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매일신문' 2013.11.26 기사 발췌 (기사 바로가기 ▶)

※로렌조 오일 = 의사들도 포기한 어린 아들(로렌조)의 희귀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나선 이탈리아 한 부모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로렌조 오일'이란 치료약을 개발했다. 이 이야기를 담은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이 1993년에 상영된 바 있다.
게시글 메모
  • 안병준2014-01-12 오후 5:38:36
    수고하셨습니다.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 하셨으며 이제 곧 많은 분들이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행복-이따만큼 만땅~^^ 행동치료학과 안병준.
  • 박자경2014-03-26 오전 9:32:37
    행동치료사에 관심있어서 공부한경험이 생각나납니다
  • 박자경2014-03-26 오전 9:34:36
    선생님의수고와땀이 이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의 빛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손주회2014-03-29 오후 11:45:02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경험을 나누어주신다면 더욱 가치롭겠죠!
  • 이혜연2014-04-09 오전 8:43:09
    정말 의지의 한국인 이라는 말이 딱 맞는것 같습니다. 힘든일들이 많았을 텐데, 하나 하나 이루는 모습이 멋집니다.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겠죠? 축하 또 축하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한현욱2014-06-11 오전 10:10:31
    안녕하세요. 선배님. 이번에 대사대 행동치료학과에 편입한 한현욱이라고 합니다. 저도 자폐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 입학했고 국제자격증도 도전해볼라고 합니다. 많은 가르침과 도움 부탁드려용.
  • 김유순2014-11-28 오후 1:32:24
    축하합니다. 진정 한국의 로렌조 오일 한상민 선생님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 김지현2016-10-17 오전 11:06:20
    담쟁이 덩쿨처럼 소리없이 꾸준히 한발한발 내딛으면 언젠가는 뜻하시는 일들이 이뤄질거라 기대합니다. 끝까지 화이팅 입니다^^
  • 오영숙2016-12-22 오전 4:42:23
    말로만 듣던 선배님의 글을 이제서야 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부모의 사랑이 모든것을 여기까지 오게 했네요. 선배님 저도 화이팅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