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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양교수] 영남일보 문화산책 칼럼 기고(7. 3일자)
글쓴이
담당자 dance518@hanmail.net)
작성일
2006.07.12
조회
910
게시글 본문
▷날  짜 : 2006년 7월 3일(월)

▷주  제 : 도시락과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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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도시락과 바이러스

 도시락이 그립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의 도시락은 늘 우리의 마음을 애잔하게 하고 아스라한 기억을 되살린다. 단무지에 콩자반이 전부였고 흘러내린 퀴퀴한 김치국물은 사춘기 우리의 얼굴을 붉게 만들었다. 이제 돌이켜보면 그 사랑과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자식들의 건강과 허기진 배를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어머니의 정성이 묻어있었다. 먹는 입장이야 반찬투정이 있었지만, 어머니로선 시간도 걸리고 식재료 장만에도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간다.
그때 그 도시락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도시락도 요즘엔 공장에서 대량생산돼 급식의 형태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으로 준비된 도시락의 맛을 알고 있을까. 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어머니들의 수고는 줄어들었지만 아이들은 먹거리에 대한 위험에 더욱 노출돼 있다. 집에서 어머니가 싸주는 먹거리엔 걱정이 없었지만, 최대한 이익을 남겨야 하는 급식업체의 도시락은 사정이 다르다.
이번 학교급식사고의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장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이다. 주로 음식이나 손, 물등 다양한 경로로 감염되며 전염성도 매우 강하다. 군대, 학교, 기업 등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 발병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진다. 2005년 1월 일본에서 1천600여명이 감염되어 9명이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노로바이러스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특히 가검물에서는 검출되지만 막상 원료 식품에서는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과 원인 규명이 힘들고 국내 식품위생법상 식중독균 검출기준에도 빠져 있어서 관련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
학교급식사고에 미온적인 정부당국과 일선학교의 태도가 우리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적절한 대응이 늦어버린 것일까. 사고가 일어난 지 한참 되어서야 발표하고 대책을 마련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일선 학교도 그 책임을 피하기가 어렵다. 직영 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를 번번이 예산 핑계로 외면해 왔다. 우리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되고 그나마 학교급식에 의존하고 있던 결식아이들도 걱정이 된다.

김한양(대구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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