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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한양교수]영남일보 칼럼기재(8.14)
글쓴이
담당자 dance518@hanmail.net)
작성일
2006.08.16
조회
356
게시글 본문

▷날  짜 : 2006년 8월 14일(월)

▷주  제 : 나그네 설움

▷칼럼바로가기
 
[문화산책]나그네 설움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활실태를 파악하여 그들의 복지문제를 연구하는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 인근의 공단을 찾았다. 알루미늄 새시를 생산하는 업체로, 거기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8명이었다. 제대로 급여를 받고 있는지, 또 한 달에 얼마 정도의 급여를 받는지 그리고 그들의 급여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지에 대해서 먼저 질문을 해 보았다. 예상과는 다르게 이들의 대답은 충분히 받고 있으며 근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그 중 한 사람은 몸이 아주 불편해 보였다. 안쓰러운 마음에 좀 쉬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일을 해서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당장 고향에 있는 부모형제들이 굶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들은 입을 모아, 일하는 것은 견딜 수 있는데 한국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힘들다고 하였다.
이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곱지 않은 한국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다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먹고살기 힘들던 60년대 초, 경제개발을 위해 차관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 등 힘든 일을 해낼 근로자를 파견한 일이 있었다. 그들도 머나먼 타국에서 조국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온갖 설움을 이겨내며 힘들게 살았을 것이고, 못사는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와 다른 외모를 하고 있는 이방인들에게 과거 우리 근로자들이 받은 설움을 그대로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혈통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민족적 특성상 한국인 틈에 있는 외국인을 낯설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미 이들은 우리의 산업현장에서 일정부분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돈을 벌기위해 타국에서 힘들게 노동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기피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뙤약볕 아래에서 비 오듯 흐르는 땀을 훔쳐가며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은 못하더라도 따뜻한 미소라도 지어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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