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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한양교수]영남일보 칼럼기재(8.21)
글쓴이
담당자 dance518@hanmail.net)
작성일
2006.08.24
조회
376
게시글 본문
▷날 짜 : 2006년 8월 21일(월)

▷주 제 : 原價 아저씨

▷칼럼바로가기

  
[문화산책] 原價 아저씨

 동네 슈퍼마켓 앞 코너 한 곳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는 아저씨가 있다. 가끔 퇴근 시간에 그 곳을 들르곤 하는데 그때마다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한다. 아저씨의 일장 연설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엔 과일값이 유독 비싸게 느껴지기도 하고 물건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몇 마디 하면 그때부터 아저씨의 원가에 대한 강의가 시작된다. 수박 하나를 원가 얼마에 사다가 얼마에 파는데 별로 남는 게 없다는 둥 과일은 보존 기간이 짧아서 손해가 많다는 둥 소매 장사를 하면서 힘든 점을 쉴 새 없이 내뱉는 것이다. 그러면서 농사짓는 사람들보다 중간 도매상들이 너무 많은 이윤을 남긴다는 투덜거림까지 매번 잊지 않고 말한다. 그런 아저씨를 필자는 '원가 아저씨'라 부른다.
 올해는 비로 인한 피해가 심해 과일 가격과 농산물 가격이 아주 비싸다는 보도를 자주 접한다. 이런 보도를 접할 때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가의 상승으로 가정경제에 불어 닥칠 피해를 우려한다. 그렇다고 산지의 농부들이많은 이윤을 남길 것 같지도 않다. 산지에서는 자연재해로 인해 과일과 농산물이 제대로 성장을 못해 출하할 상품조차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재해로 여겨질 만큼 날이 좋지 않으면 수확을 할 수가 없어 하늘만 쳐다보면서 울어야 한다. 또 어렵사리 농사를 지어 판다고 하더라도 중간 상인들을 거치는 동안 가격은 둔갑에 둔갑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울상을 짓게 마련이다.
 매번 원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힘들게 농사지어서 제 값도 못 받는 농부들도 있는데 저렇게 불만이 많나 싶어 조금은 얄밉기도 하지만, 농산물 유통구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피력하는 그의 말과 버젓한 가게도 없이 장사를 하는 노점상의 어려움에 수긍이 가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팔고 싶지만 그렇게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그의 여린 마음 또한 우리 서민들의 정서 그대로가 아닌가 싶어 그를 매정하게 미워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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