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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섭교수]한국경제 한경에세이 '일의 발견' 게재
글쓴이
담당자 behavior@dcu.ac.kr)
작성일
2007.03.19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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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7년 3월 7일

[내         용] : 한국경제 한경에세이 '일의 발견' 게재

  
 
어제는 모 방송국에 나가서 '일'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이제 방송 포맷이 바뀌어서,서로 추천한 책에 대해 적극 지지를 표하면서 오늘의 책에 선정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도록 해야 한단다.

전보다 한층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패널들과 함께 '우리는 왜 일을 해야 하는가,일에 반기를 들자.일 중독은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로 공방을 벌였다.

저녁 내내 일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저절로 의문이 고개를 쳐든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일을 하지?

사실 어렸을 때는 교수이신 외할아버지를 늘 뵈었기 때문에 별달리 생각할 것도 없이 교수가 되고 싶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고,할아버지는 평생 주위의 존경을 받으며 사셨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 길을 걷고 또 걸어 마침내 교수가 되니,이젠 깨닫게 된다.

교수가 되고 싶다는 것은 오랜 꿈이기도 했지만,그것은 일종의 가치였다는 것.가치는 취향이나 선호와 다르다.

이젠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과자를 구워보고 싶고,빵이나 케이크도 만들어 보고 싶다.

매해 고추장을 담고 만두를 100개씩 만들어 냉동고에 채워 넣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이 안찬다.

그래서 결심한다.

일단 오븐을 사는 거야.오븐은 부엌 물건 놔 두는 작은 창고로 변할 거란 남편의 반대와 우려를 물리치고 당장 오븐을 사는 거야! 설마 거기다 실비아 플러스처럼 머리를 박고 죽지는 않겠지.

일의 발견,아니 '새로운'일의 발견.일을 생각하니 저절로 꿈을 꾸게 된다.

영화로 박사 하나 더 딸까.

아니 그것보다는 칸 영화제 대상을 탈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지.아니야,무슨 소리.김기덕 감독에 관한 1000페이지짜리 책을 쓰자.그건 안돼.자아 초월 심리학의 대가가 되어 지나가던 코끼리도 공중 부양해야지.논문은 어쩌구.이왕이면 APA에 실릴 수 있는 역사적인 영화 논문을 남겨야지.

일의 발견은 사실 꿈을 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인순이 언니가 부른 '거위의 꿈'속의 가사처럼 "난… 나에겐 꿈이 있어요"라고 외치는 것.아! 그런데 이제 생각났다.

진짜 내일 해야 할 일.내일 아침엔 일단 우리 아이 입학식에 참석해야 하는 거였어.선생님께 상냥한 미소도 짓고,딸 사진도 찍어 주고.남들처럼,다른 엄마처럼,그렇게….

비록 내일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대신,아이 입학식에 참석을 해도,지금은 꿈을 꾸고 싶다.

신 학기가 시작된다는 이 불안과 약간의 우울을 심장에서 털어 내고 싶다.

몸이 떠오르고 심장이 더 빨리 뛰는 깃털 같은 꿈들.그것만이 내 세상.욕망과 꿈의 대기선에서,부르릉… 신학기라는 힘찬 시동을 걸어 본다.

심영섭 대구 사이버대 교수 < china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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